“꽃이 씨를 만들듯…” 신영복 교수 고별강의

  • 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널리 알려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신영복(65·사진) 교수가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8일 오전 성공회대 대성당에서 고별 강의를 했다. 이날 강의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시민 등 300여 명이 몰렸으며 평소 신 교수를 존경한다고 밝힌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참석했다.

신 교수는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나목(裸木), 즉 우리 사회의 경제적 구조와 정치적 주체성, 문화적 자존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인 ‘사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차가운 머리만 있어서는 안 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며 “비판적 담론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인간적 애정이 함께 담겨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사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금방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꽃이 씨를 만드는 과정처럼 사회 변화를 위한 노력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년간 복역한 뒤 1988년 가석방돼 이듬해부터 17년간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퇴임 후 명예교수나 석좌교수로 남아 2학기에 대학원 강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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