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라 오 "아시안계인 내가 할리우드서 성공한 요인은…"

  • 입력 2006년 6월 20일 17시 29분


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안계 여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인2세 배우 샌드라 오(35·한국명 오미주·사진)씨가 19일 뉴욕 맨해튼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가졌다.

한국에서도 방송된 미국 ABC의 인기 TV시리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차가우면서도 열정적인 인턴 크리스티나 역을 맡았던 오씨는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스타덤에 올랐다. 한인이 골든글로브 상을 탄 것은 오 씨가 처음이다.

오 씨는 이날 특유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면서 아시안계로서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의 몸으로 배운 체험담을 풀어놓았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난 오 씨는 "어릴 때 꿈은 무용수였지만 다른 세계와 자신을 연결시킬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연기로 진로를 바꿨다"고 밝혔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연극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고 하자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부모님은 과연 아시안 얼굴을 가지고 이쪽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했어요."

오 씨는 캐나다 국립연극학교를 졸업한 뒤 '에블린 라우의 일기'라는 TV 영화 주인공역에 1000대 1의 경쟁을 물리치고 뽑히면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오 씨는 "'미모의 백인 여배우'는 일단 어느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이후 일이 척척 진행되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반면 아시안계 배우는 아무리 직전 작품이 좋더라도 계속 장벽에 부닥친다"고 털어놨다.

그 같은 장벽에 부닥칠 때마다 어머니 앞에서 울기도 많이 했다는 오씨는 "그러나 결코 절망하지는 않았다"며 "언젠가는 내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큰 성공을 안겨준 '그레이 아나토미'의 '크리스티나' 역에 대해서는 "'아시안 배역'이 아니라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전체 작품에서 의미를 가지는 역이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아시안시네비전이 주관하고 뉴욕타임스와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후원한 이날 오씨의 강연회에는 미국인 청중들이 대거 몰려 미국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그녀의 위상을 반영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오씨의 부모도 참석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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