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6단은 3일 일본 도쿄 일본기원 회관에서 열린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저우허양(周鶴洋) 9단을 상대로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500만 엔(약 1억2300만 원).
박 6단은 중반 무렵 상변 패싸움 와중에서 상대의 팻감 실수를 응징하며 하변 흑 대마를 잡아 쾌승을 거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의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중국의 창하오(常昊), 한국의 최철한 9단 등을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박 6단의 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한국은 이세돌 9단이 지난해 후지쓰배에서 우승한 이래 중국세에 밀리며 세계대회 우승에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에도 중국에 졌으면 세계 바둑 최강국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상황이었다. 박 6단은 이번 우승으로 한국기원 승단 규정에 따라 9단에 오르게 됐으며 병역면제 혜택도 받는다.
2000년 입단한 박 6단은 이듬해부터 LG배 세계기왕전, 삼성화재배 등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하지만 비슷한 연배인 최철한 박영훈 9단보다 뛰어난 성적을 내지 못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박 6단은 “대국 전날 조남철 9단의 별세 소식을 들어 꼭 우승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며 “저우 9단의 포석을 집중 연구해 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 3, 4위전에선 최철한 9단이 이세돌 9단을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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