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자연과학자가 후학들을 위해 불교철학 서적을 번역 출간해 화제다.
서울대는 다음 달 정년퇴임하는 자연대 이기화(65·지구환경과학부·사진) 교수가 불교철학서인 ‘운명의 변화’(불일출판사)를 번역 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책은 16세기 명나라 선비인 원요범(袁了凡)이 아들을 위해 쓴 ‘요범사훈(了凡四訓)’에 대만의 고승 정공법사(淨空法師)가 해설을 붙인 ‘수복속덕조명법 요범사훈강기’의 영문 번역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교수는 몇 년 전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번역을 시작했다.
그는 “이 책은 착하게 살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고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누구나 한번 읽어 볼 만하다고 생각해 번역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출간에 앞서 그 내용이 서울 법련사 홈페이지에 2년 동안 연재됐다.
당시 역자가 자연과학계 원로학자인 데다 조계종 포교원장 도영 스님이 추천사를 써 불교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9월 8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리는 정년퇴임 기념식에서 이 책을 참석자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그는 “퇴임식에는 기념 논문집을 나눠 주는 것이 관행인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나눠 주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78년 모교에 부임한 이래 지구물리학 분야의 연구와 교육에 매진해 왔으며 대한지구물리학회 회장을 지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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