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울린 네손가락의 예술혼…中언론 이희아씨 대서특필

  • 입력 2006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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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선사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씨. 이 씨는 선양 시의 한국주간 행사에 맞춰 13일 중화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사진 제공 신화통신
중국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선사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씨. 이 씨는 선양 시의 한국주간 행사에 맞춰 13일 중화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사진 제공 신화통신
“한국의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선양(瀋陽)에 예술을 선사하다.”

14일 선양만보와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이 앞 다퉈 보도한 한국의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21) 씨의 피아노 공연 기사 제목이다.

중국 언론은 중국 선양 시의 한국주간 행사에 맞춰 13일 선양의 중화(中華)극장에서 열연한 이 씨의 피아노 연주를 그의 인생역정과 함께 자세히 보도하면서 “이 씨는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천사”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올해 21세. 키는 103cm밖에 안 된다. 선천성 손발 4지 장애인. 손가락은 4개밖에 없다. 무릎 아래는 다리가 없다. ‘이토록 불행한 여자 아이’는 바로 한국의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이 씨의 사연을 소개한 화상(華商)천보는 “이런 몸을 가진 이 씨가 이미 미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해외공연을 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됐다”며 “그의 해외공연이 더욱 빛나는 것은 그의 연주가 상업성 공연이 아니고 모두 공익성이거나 자선공연이라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그의 성장과정과 피아노를 배우게 된 계기도 소개했다.

“희아는 여섯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 씨의 어머니 우갑선 씨는 “4개 밖에 없는 손가락마저도 힘이 없어, 손가락 힘을 기를 요량으로 피아노를 치게 했다”고 설명하며 “하루 10시간 이상씩 훈련을 시켰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난 일곱 살 때부터 희아는 주목 받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해 전국 학생 피아노연주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000년 이후엔 호주에서 장애인 올림픽대회 경축연주를 하며 세계를 누비기도 했다.

우 씨는 “희아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 한때 피아노 치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며 “당시 피아노 치던 과거의 즐거웠던 추억과 인생에 관해 얘기를 나눠 마음을 돌이켰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무대는 특히 이 씨가 처음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선보인 무대라 더욱 뜻 깊었다. 이 씨는 13, 14일 이틀 공연에서 북한의 평양음악무용대학 작곡가 전권 씨가 작곡한 6분짜리 ‘아리랑변주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다 마무리 부분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아리랑’ 등 5곡을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머니 우 씨는 “처음으로 노래를 선보였는데, 관객들이 피아노 연주보다 노래에 더 반하는 것 같아 놀랐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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