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6일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미 국립보건원(NIH) 발생 신경유전학 실험실 책임연구원 안소현(36·여·사진) 박사 등 50여 명에게 이 상을 수여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6년 과학 진흥을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 안 박사는 97년 천체물리학자 서은숙(45·여) 박사에 이어 재미 한인 과학자로서는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뇌신경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는 안 박사는 2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 세계 수천 개 연구소가 동시다발적으로 뇌신경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전쟁”이라며 “결혼한 여자 동료들이 힘들어하다 연구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는데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님과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조지워싱턴대 의대 외과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는 한국인 남편 남정(35) 씨와 4세 된 딸이 있다.
안 박사는 미국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주자다. 그는 2004년 손가락 다섯 개가 서로 다른 모양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밝혀내 세계적 학술지인 ‘셀’지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신체 기형이나 뇌종양, 피부암 등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경줄기세포가 몸속에서 뇌세포로 분화되는 과정을 연구해 역시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퇴치하는 연구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안 박사는 1992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홉킨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신경과학 전공)를 받았으며 뉴욕대 의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NIH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존스홉킨스대 의대에서 뇌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이 있는 교수 대신 젊은 데이비 긴티 교수를 지도교수로 삼은 것이 가장 큰 도전이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현재 생쥐를 이용해 성체신경줄기세포를 연구하고 있으며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퇴치에 필요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안 박사는 이 상을 받음으로써 미국 내 기업이나 학술단체에서 지속적인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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