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硏 이서항 교수 “국제회의, 외국어만으론 안돼요”

  • 입력 2006년 8월 17일 03시 00분


“국제회의 도중에 ‘안건을 수정하자’는 제안과 ‘잠시 휴식시간을 갖자’는 제안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과연 어느 것부터 받아들여야 할까요?”

국제회의 전문가인 외교안보연구원의 이서항(사진) 교수는 “이처럼 각종 회의의 의사 진행 절차는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에서 든 예에서 휴회 제안은 늘 ‘우선 제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국제회의 무대의 오랜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다음 달 한림국제대학원대(총장 이상우)와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조중표)이 공동 개설하는 국제회의고위과정에서 국제회의 의사규칙을 주제로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이전에도 외교안보연구원은 외교관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제회의 참석에 대비한 교육을 해 왔지만 민간을 대상으로 이런 과정을 열기는 처음이다. 외교관뿐 아니라 기업과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국제회의에 나가야 할 일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 참석자들은 회의를 주도하기보다 회의장에서 옵서버처럼 지켜보기만 하기 십상이다. 심지어 회의는 뒷전이고 관광만 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남극해양생물자원보전협약(CCAMLR) 총회 의장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한국인들이 국제회의에서 소극적인 이유는 언어 문제도 있지만 학교에서 회의 진행 방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국익 증진을 위해서도 앞으로 국제회의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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