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 전문가인 외교안보연구원의 이서항(사진) 교수는 “이처럼 각종 회의의 의사 진행 절차는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에서 든 예에서 휴회 제안은 늘 ‘우선 제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국제회의 무대의 오랜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다음 달 한림국제대학원대(총장 이상우)와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조중표)이 공동 개설하는 국제회의고위과정에서 국제회의 의사규칙을 주제로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이전에도 외교안보연구원은 외교관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제회의 참석에 대비한 교육을 해 왔지만 민간을 대상으로 이런 과정을 열기는 처음이다. 외교관뿐 아니라 기업과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국제회의에 나가야 할 일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 참석자들은 회의를 주도하기보다 회의장에서 옵서버처럼 지켜보기만 하기 십상이다. 심지어 회의는 뒷전이고 관광만 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해부터 남극해양생물자원보전협약(CCAMLR) 총회 의장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한국인들이 국제회의에서 소극적인 이유는 언어 문제도 있지만 학교에서 회의 진행 방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국익 증진을 위해서도 앞으로 국제회의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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