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장학생 박사1호 왕샤오링씨 “한국‘연줄’ 연구에 푹 빠졌어요”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00분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국내 대학 석·박사과정에 진학한 중국 내 한국어과 장학생들 중 제1호 박사가 탄생했다.

22일 경희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왕샤오링(29·사진) 씨가 주인공. 왕 씨는 “무사히 유학생활을 마치니 뿌듯하지만 내일 당장 중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많이 섭섭하다”고 말했다.

왕 씨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한국인과 중국인의 사회연결망에 대한 비교연구’.

왕 씨는 논문에서 “한국과 중국 모두 친족중심의 사회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한국은 이웃에, 중국은 동료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연줄’과 중국사회의 ‘관시(關係·중국 사회 특유의 인맥을 가리키는 말)’를 비교분석해 논문을 심사한 교수들로부터 ‘참신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가 흥미롭다는 그는 “한국 친구들이 ‘잘 모르더라도 선배니까 신경써 줘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걸 들을 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선후배 같은 위계로 관계가 형성돼도 일대일로 오랜 기간 신뢰가 쌓이지 않은 사람들끼리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

중국 산둥대 한국어과를 졸업한 왕 씨는 한국에서 다시 어학을 공부한 친구들과 달리 사회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한국어보다 한국 사회 자체에 흥미가 생겼기 때문.

“중국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한국 사회를 공부하면 중국에 돌아가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느낀 문화 차이들을 틈틈이 메모해 온 것을 바탕으로 4년 전 ‘왕샤오링의 한국리포트’라는 책을 내기도 한 그는 중국으로 돌아간 후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으로 일하며 한중 문화 비교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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