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16세 이하)대표팀이 일본 효고 현 고교선발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한국은 주성환의 2골 등 골 세례를 퍼부으며 7-1로 대승을 거뒀다.
이들은 바로 내년 한국이 개최하는 2007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청소년(17세 이하)월드컵에 나갈 재목들.
유난히 부지런하게 ‘중원’을 휘젓는 선수가 눈에 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작은 눈, 앳된 얼굴이었지만 효고 현 선발팀은 번번이 그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 한번 만들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윤빛가람(16·부산 부경고·사진).
박경훈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이 눈에 띄게 특출한 선수가 없이 골고루 다 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박 감독도 “빛가람은 축구하는 센스를 타고났다”며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고 공수 조율이 훌륭하다”고 칭찬한다.
윤빛가람은 이달 초 도요타 국제청소년대회에서 일본기자단이 선정한 최우수선수(MVP).
거의 모든 공격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수비의 중심도 그였다. 3경기에서 1골을 터뜨리기도 한 그는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박 감독에 따르면 윤빛가람은 ‘개인기 부족’이 약점인 한국 축구의 희망.
“퍼스트터치(공을 패스받을 때 첫 볼의 컨트롤)와 킥 능력이 워낙 뛰어나 잘만 다듬으면 세계적 선수로 대성할 것입니다.”
창원초교와 김해중을 거친 윤빛가람은 현재 부경고에서 대표팀과 부산 대우의 감독을 지낸 이차만 감독에게서 지도를 받고 있다.
윤빛가람은 지네딘 지단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지단이 페널티킥을 콕 찍어 넣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지단처럼 경기를 풀어 가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대표팀은 29일 싱가포르로 출발해 다음 달 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이 대회 4위까지 2007 FIFA 세계청소년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개최국 한국은 이미 티켓을 확보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란, 이라크, 일본 등 아시아의 강호들을 반드시 꺾고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파주=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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