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다. 가닥가닥 묶은 머리카락에 장난기 가득한 웃음의 외국인 선수가 와서 먼저 인사를 한다.
두두(26·FC 서울·사진)다. 본명은 ‘에두아르두 프란시스쿠 다 시우바 네투’.
브라질 이름은 다들 이렇게 길다. 그래서 K리그에서 활동하는 30여 명의 브라질 용병은 애칭으로 등록을 한다. 두두는 ‘에두아르두’의 애칭.
두두는 후기리그에 성남 일화에서 서울로 옮긴 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2골 1도움)를 올리며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두두는 실력뿐 아니라 명랑한 성격으로도 팀의 활력소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많은 용병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데 두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붙임성이 무척 좋고 선수들하고도 잘 지낸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브라질 명문팀 크루제이루에서 뛰던 두두가 한국에 처음 온 것은 2004년 7월.
“한국에 와 보니 숨이 턱턱 막히게 너무 덥더라고요. 그것 말고는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용병이라고 K리그에서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용병이 코칭스태프 또는 선수들과의 불화, 지나친 개인플레이, 문화적 차이에 대한 몰이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두두는 한국과 브라질 축구가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브라질은 패스가 간결하고 개인기에 의존을 많이 하죠. 반면 한국축구는 압박이 무척 강하고 많이 움직여요.”
하지만 두두는 오히려 브라질에서는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것도 브라질에서는 접하기 힘들다. 하지만 두두는 몸싸움은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이건 저만의 비밀인데요. 마크맨이 붙으면 일부러 더 많이 뛰어요. 그러면 후반에는 수비수들이 지치죠. 제가 체력은 자신 있거든요”라면서 실실 웃는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서 적응하려면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 등 한국 고유문화에 불만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조국 브라질 경기는 “너무나 실망스러워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브라질이 한국축구 같은 의지와 투지가 있었으면 분명 우승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두두에게 축구는 무엇일까. ‘알레그리아’라고 답했다. 기쁨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공을 가지고 놀 때 가장 행복하다는 천상 축구선수 두두의 머리모양은 유난히 화려하다. 어머니가 직접 해준 거란다. 매듭이 무려 28개다.
가장 좋아하는 취미도 엉뚱하다. 그는 “잠을 사랑한다”며 “훈련 잘 하고 경기 잘 뛰려면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두의 양손가락에는 반지가 무려 5개, 번쩍번쩍한 팔찌들로 치장했다. 팔찌에는 자신의 이름과 두 아들 아르투르와 다비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훗날 자신의 축구교실을 통해 나쁜 길에 빠진 브라질 어린이들을 좋은 쪽으로 이끌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구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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