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머트(52) 미국 시애틀 워싱턴주립대 총장은 18일 “시애틀에서 태어나 워싱턴주립대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한국학 연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한국학연구소는 학문 연구는 물론 한미 양국 간의 인적 교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3년 개설된 워싱턴주립대의 한국학 과정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가장 오래됐다. 미국의 한국학 대부로 불리는 고(故) 제임스 팔레 교수가 이곳에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를 비롯해 많은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학 연구를 위해 한국 역사와 사회학을 가르칠 교수 2명을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찾고 있는 중”이라며 “워싱턴주립대는 아시아법으로 유명한 만큼 한국학을 다른 분야와 연계해 연구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머트 총장은 교수 채용에 열성이다. 최근에는 나노 분야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 후보군에 오른 교수가 사는 영국에 2번이나 출장을 갔다.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서 굉장히 공격적인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 교수를 채용할지 말지에 대해 1년의 시간을 쏟을 정도로 까다롭게 심사를 하죠. 좋은 교수진이 결국 좋은 대학을 만듭니다.”
정치학을 전공한 에머트 총장은 한국 학생 10여 명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그는 한국 학생들에 대해 “우수하고 부지런하다”면서 “우수한 성적에 비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데 약간 소극적인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는 올해부터 서울대와 출판교류 협정을 체결해 서울대 교수의 한국학 관련 영문 창작물을 공동으로 출판한다.
그는 서울대에 대해 “60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학교이지만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는 올해 ‘뉴스위크’가 선정한 글로벌 대학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했다.
“우리 대학에 한국 학생 300여 명이 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외국 학생들을 기업과 연결시켜 장학금을 받게 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에머트 총장은 미국 대학 경쟁력의 핵심을 대학의 자율성이라고 강조했다. “주 정부는 우리 학교에 상당한 예산을 주지만 학교 운영에 대해 절대로 입김을 넣지 않습니다. 대학의 독립성 및 자율성이야말로 미국 대학의 원동력입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굉장히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머트 총장은 크리스틴 그레고어 워싱턴 주지사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14일 방한해 18일 다음 방문국인 대만으로 출국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