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채 기획관은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으로 근무했던 1998년 검사실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 5, 6명과 함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일을 시작했다.
당시 채 기획관이 일했던 사무실 호수가 1004호였고, 채 기획관은 학교에 장학금을 보낼 때도 익명으로 해 달라고 부탁한 뒤 '서울지검 1004호실' 명의를 사용했다.
익명의 장학금을 받은 이윤선(17) 양과 김준용(17) 군은 올해 3월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1004호실'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이 양과 김 군은 서울 도봉구 창북중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며, 2004년부터 매 분기마다 30만 원씩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편지가 도착했으나 서울중앙지검 1004호실은 외사부 조사실로 사용되는 빈 방이어서 직원들이 상주 근무하지 않아 누가 장학금을 보낸 사람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사연 때문에 검찰 내에는 '얼굴 없는 천사' 얘기가 퍼졌고, 언론에도 보도됐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선행을 한 주인공을 찾으라고 지시했지만 당시에는 찾아내지 못했다.
현재 채 기획관이 주도하고 있는 이 모임은 뜻에 공감하는 검사들과 직원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30여 명 규모로 커졌다. 장학금을 지원하는 학교도 창북중뿐 아니라 전국 여러 학교로 확대됐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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