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세이브더칠드런에 남긴 미국인

  • 입력 2007년 1월 31일 17시 21분


삶 마감까지 한국 아동 사랑한 미국인20년간 한국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죽으면서까지 한국 어린이들에게 유산의 일부를 남긴 닉 라산드로씨.[연합]
삶 마감까지 한국 아동 사랑한 미국인
20년간 한국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죽으면서까지 한국 어린이들에게 유산의 일부를 남긴 닉 라산드로씨.[연합]
지난해 7월 사망한 미국인 남자가 자신의 전 재산을 국내 아동복지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했다.

31일 세이브 더 칠드런은 닉 라산드로라는 미국인의 변호사가 25일 '라산드로 씨의 사망 소식과 모든 재산을 한국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는 그의 뜻을 전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라산드로 씨에 대해 알려진 것은 뉴욕에 거주했던 60대 후반의 남성으로 평생을 홀로 지내며 1986년부터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해 한국 어린이들을 후원해왔다는 것뿐.

한국에서 라산드로 씨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고,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청주에 사는 주부 최재연(30) 씨.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86년부터 라산드로 씨의 도움을 받아 왔다.

최 씨는 "닉 아저씨는 가난한 가정 형편에 동생이 여섯이나 되는 내가 공부를 제대로 못할까 걱정을 많이 했고 지난해까지도 용기를 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라산드로 씨는 후원하는 아동이 18세를 넘으면 후원과 연락을 중단하는 세이브 더 칠드런의 원칙을 깨고 최 씨가 성인이 된 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해 왔다는 것.

그는 7년 전 최 씨의 첫 아이가 백일잔치를 할 때도 한국을 방문했다.

최 씨는 "그 때가 마지막으로 아저씨를 만났던 때"라며 "아저씨는 내가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는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했고 '세상을 떠날 때 남는 것을 한국 어린이들에게 주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김인숙 부회장은 "라산드로 씨가 남긴 3만6300달러를 마포구 사무실에 있는 아동권리센터를 설립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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