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태환은 국제전화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홈피에 쓴 대로만 할게요.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태환은 지난해 12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짧은 준비 기간에도 체력과 영법을 더욱 가다듬어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준비해 왔다.
우선 몸이 몰라볼 만큼 우람해졌다. 71kg→63kg→68kg→74kg. 최근 4개월 동안의 체중 변화다.
그러나 1월 29일 괌을 거쳐 2월 12일 멜버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매주 80km에 이르는 실전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아시아경기 때보다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체력을 갖췄다. 박태환의 체력을 담당하는 김기홍(36) 대한운동사회 선임연구원은 “단순한 체중 증가보다는 근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법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아시아경기 당시 50m를 주파할 때 평균 33∼34회 팔을 저었지만 최근 30∼31회로 3회 정도를 줄였다. 같은 거리를 가며 팔 휘젓기가 줄어 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팔로 물을 잡아당기는 힘이 늘어났고 또 턴을 할 때 벽을 차는 발의 힘도 커졌다는 것. 턴한 뒤 5m 정도를 물 속에서 잠영하던 그는 이를 6.2m까지 늘렸다.
로위스 감독은 처음엔 박태환의 스타트 모습을 보고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갸우뚱했으나 3주 뒤엔 “영법에 나물랄 데가 없다”며 ‘조기 하산’을 명령했다. 그만큼 박태환은 물먹는 스펀지처럼 가르침을 쑥쑥 흡수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유일한 애로점은 대회 조직위가 13일부터 지정해 준 연습 풀장이 자동차로 왕복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외곽에 위치해 시간 낭비와 피로가 쌓인다는 것. 그래서 박태환은 지정 풀을 사용하지 않고 현지 수영 레슨 코치인 유학생 김대근(31) 씨의 도움을 받아 숙소와 가까운 수영장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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