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배우지 않았다면 우즈도 황제 못됐을걸요”

  • 입력 2007년 3월 27일 02시 56분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처음 봤을 때부터 잭 니클로스 같은 대선수가 될 것 같았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역시 떡잎부터 달랐던 모양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2)를 네 살 때부터 열 살 때까지 가르친 루디 듀란(58·사진) 씨. ‘아큐랭스 골프 클럽’ 홍보와 주니어 아카데미 추진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즈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말문을 열었다.

“꼬마가 찾아왔기에 한번 쳐 보라고 했는데 어찌나 잘 치던지….”

듀란 씨는 미국 롱비치의 하트웰골프장에서 우즈의 첫 번째 코치로 인연을 맺고 기본기를 가르쳤다.

“다섯 살 때 정신 연령이 스물다섯 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뛰어난 집중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지녔죠.”

코스 밖에서 우즈는 장난감을 갖고 노는 천진난만한 아이였지만 코스에서는 호수의 거북이와 새들에게 눈길 한 번 안 줄 정도로 플레이에만 열중했다. 다른 주니어 선수들은 부모들이 클럽을 선택해 주고 그린도 읽어 주는 반면 우즈는 어린 나이에도 모든 걸 혼자 해냈다. 다섯 살 때 이미 8언더파의 스코어를 낼 만큼 천재성을 보인 우즈는 실수를 하더라도 낙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1970년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꿈나무만 지도한 듀란 씨는 어린 자식에게 골프를 가르치려는 한국의 부모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저 즐겁게 재미를 주려고 하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훈련을 시키면 질리기 쉬워요. 우즈 역시 그랬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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