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에서 온 ‘평창 友軍’… 오스트리아 언론인 트리엔들씨

  • 입력 2007년 3월 31일 03시 19분


“평창 도우미라 불러 주세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인 오스트리아 언론인 부르기 트리엔들 씨(왼쪽)와 교포 이순애 씨가 30일 평창유치위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미옥  기자
“평창 도우미라 불러 주세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인 오스트리아 언론인 부르기 트리엔들 씨(왼쪽)와 교포 이순애 씨가 30일 평창유치위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미옥 기자
‘적국(敵國)에서 온 평창 도우미들.’

부르기 트리엔들(58) 씨는 오스트리아 지방 일간지 ‘티롤 타게스차이퉁’ 편집부국장을 거쳐 올해 2월부터 경제·여행 일간지 ‘미디어넷’에서 아시아 순회 특파원으로 활동 중인 언론인. 2003년부터 강원도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최근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에 위촉돼 28일 방한했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평창, 러시아 소치와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트리엔들 씨가 ‘조국을 등지고’ 평창 알리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오스트리아는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만큼 이번에는 한국에서 열렸으면 해요.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고 따뜻해요. 강원도는 산이 많아 오스트리아와 분위기가 비슷해서 좋아요.”

트리엔들 씨가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 것은 2003년 오스트리아 교포 이순애(52) 씨를 만나 친분을 쌓으면서부터. 트리엔들 씨는 한국에 동행한 이 씨와 함께 30일 평창을 둘러본 뒤 4월 1∼4일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내한할 때는 공식 수행을 맡는다.

중앙대부속고 시절 단거리 국가대표를 한 이 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유학을 떠났다가 오스트리아인 변호사 르베르트 핑크 씨와 1988년 결혼했다.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던 그는 요즘은 오스트리아 기업의 제주도 투자 유치를 돕고 있다.

이 씨는 2005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1900∼1992년)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프란체스카 리 스토리’를 발간했고 이를 내년에는 독일어와 영어 번역판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 씨는 “남편도 아내의 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릴 수 있도록 열심히 뛰라고 격려해 준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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