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이어 건장한 백발의 노(老)신사가 걸어 나왔다. 북한의 장웅(69·사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그는 황봉영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과 북한 태권도 남녀 시범단원 20명 등 48명을 이끌고 고려민항 전세기 편으로 한국을 찾았다. 2003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이후 3년 8개월 만의 방문이다.
장 위원의 방한은 1월 국내에 ITF 태권도협회(협회장 유완영)가 사단법인 등록을 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 장 위원은 국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자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해서) 사진은 많지 않나”라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는 ITF 태권도협회 측 어린이에게서 화환을 받고 기념촬영을 한 뒤 입국장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위원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내가 IOC 위원이어서 구체적인 사항을 밝힐 수 없다. IOC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2년부터 ITF 총재를 맡고 있는 장 위원은 남한의 세계태권도연맹(WTF)과의 남북 태권도 통합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 기본 구상은 나왔고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조정원 WTF 총재 등을 만날 계획이라고도 했다. 장 위원은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7일 오후 4시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 8일 오후 5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 가야금홀에서 북한 태권도 시범 행사를 열고 9일 북한으로 돌아간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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