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지대 국가들 물부족 빗물관리 비법 나눠 해소”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0분


세계 물 부족 국가들이 서울대에 모여 ‘몬순(monsoon·계절풍) 네트워크’를 만들고 물 관리 비법을 공유한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달 30일부터 1주일간 서울대 BK21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기반건설 사업단(SIR), 유엔환경계획(UNEP), 국제물학회(IWA) 등이 공동 주관하는 ‘국제빗물리더십 워크숍’을 열고 몬순 네트워크를 만든다고 1일 밝혔다.

이 워크숍에는 중국, 몽골,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몰디브, 짐바브웨, 수단, 나이지리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14개국 수자원 관련 고위 공무원과 교수 20여 명이 참석한다.

몬순 네트워크는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한무영(사진) 교수의 주도로 구성됐다. 한 교수는 “전 세계가 홍수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자원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몬순지대 국가들은 여름에 비가 집중되는 기후 특성에 맞게 ‘빗물관리시스템’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빗물관리시스템이 비용을 절약하고 쉽게 토착화할 수 있으며 재난, 재해로 중앙시스템이 파괴됐을 때 비상 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댐 건설과 같은 ‘미국식 물관리시스템’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이 전수돼야 가능하다는 것.

그는 “최악의 자연 조건이 최상의 기술의 만들어 낸다”며 “지진 방지 기술이 발달한 일본처럼 한국은 기후와 지형 조건이 수자원 관리에 최악인 만큼 물 관리 기술이 발달돼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빗물관리시스템을 세종대왕의 측우기와 같은 세계적 기술로 전파시킬 계획이다. 그는 2001년 ‘빗물이용연구회’를 만들어 빗물저장시스템을 개발해 2004년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에 200t 규모의 빗물 저장시설을 설치하고 올해까지 5000t가량을 화장실 용수로 공급했다.

2월에는 학부 대학원생 12명을 인도네시아로 보내 지진해일 이재민을 돕기 위한 빗물이용 시설을 설치했다. 이로써 1t짜리 빗물탱크를 갖게 된 한 5인 가족은 평생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