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103.5MHz 오전 6시 10분)의 진행자 백지연(43·사진) 씨를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본사 1층 커피숍에서 만났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을 인터뷰한 직후였다
“머릿속 RPM(분당 회전수)을 높여야 하는데 아침이어서 최상으로 올라가지 않아 어려웠습니다.(웃음) 방송을 맡은 뒤 ‘뉴스 온라인’ 상태로 살아요. 오후부터 밤까지 인터넷이나 TV로 뉴스를 봐 두고 오전 4시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챙기죠. 잘 때만 빼고 뉴스를 봅니다.”
백 씨의 프로그램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백 씨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어서 경쟁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청취자가 얼마나 재미없을까 하는 걱정만 앞선다”고 말했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백미는 생방송 인터뷰. 이슈의 중심에 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날 것’ 그대로 들을 수 있다. 돌발 상황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순발력이나 중립성 등 진행자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잘 듣고 제대로 묻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합니다. 뉴스가 뭡니까? 사람 사는 이야기죠. 유괴를 당하는 심정은 부모가 돼 봐야 알 것이고, 그래야 촌철살인의 말이 나와요.”
백 씨는 1987년 MBC에 입사해 ‘뉴스 데스크’ 앵커를 비롯해 인기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1999년 프리랜서로 나서 YTN ‘백지연의 뉴스Q’ 등을 진행했다. 이번 라디오방송은 2년 만의 복귀.
백 씨는 “20년간 쉬지 않고 방송하다가 처음으로 2년간 쉬며 시청자나 청취자 자리에 서 봤는데 방송은 역시 사람이 듣고 보는 것”이라며 “꿀을 따기 위해 꽃을 망쳐선 안 되듯이 날카로운 질문으로 팩트는 밝혀내되 인터뷰 당사자에게 상처를 줘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늘 당당해 보이던 백 씨는 인터뷰 말미 엄마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저 하나 피곤한 건 개의치 않아요. 하지만 아들 등굣길 못 봐 주는 게 가슴 아파요. 오늘은 처음으로 방송 도중 짬을 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아들이 처음에는 ‘어떻게 엄마 없이 아침에 학교에 가느냐’고 방송 복귀를 반대했지만 지금은 ‘새벽에 일어나려면 피곤하니 빨리 자요. 엄마’라고 말한답니다.(웃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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