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품질관리부 재질시험과에 근무하는 장재필(35·여) 대리가 최근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주최한 자격시험에서 ‘금속재료 기능장’을 취득했다.
포스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기술자 가운데 제강이나 용접 등 분야별로 기능장에 오른 사람은 2241명이지만 여성 기능장이 배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포항여고를 졸업하고 1989년 행정직원으로 포항제철소에 입사한 장 씨는 지난해 9월 기술 분야로 옮겨 첫 응시에서 기능장을 따냈다.
장 씨는 “철강기업에 근무하면서 지원 부서인 행정직보다는 직접 철강제품 생산과 관련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씨가 맡은 업무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철강에 사용되는 금속 중 불순물을 가려내는 것. 섬세한 작업이어서 적성에 맞을 것 같은 느낌에 과감하게 지원했지만 주위에서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산업안전기사와 한식조리사, 영양사, 정보보안관리사 등 10여 종의 국가 및 민간 자격증을 땄을 정도로 다부지다.
초등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는 주부인 장 씨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까지와 밤에 아이들을 재운 뒤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를 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평생직업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능장에 만족하지 않고 포항제철소가 세계 최고의 철강제품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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