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경비행기 조종사 대서양 4400㎞ 횡단 성공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비행교관 박종철 씨가 6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출발해 지구 반대편을 돌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비행 과정에서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사진 제공 한라스카이에어
비행교관 박종철 씨가 6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출발해 지구 반대편을 돌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비행 과정에서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사진 제공 한라스카이에어
제주지역 비행교관이 6인승 경비행기를 조종해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제주시 경비행기 항공사인 ㈜한라스카이에어 소속 박종철(37) 씨는 6월 21일 캐나다 동쪽 구즈베이 공항에서 이탈리아제 6인승 쌍발 파트나비아 경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다. 스코틀랜드에 도착하기까지 19시간 동안 4400km를 비행했다.

이 경비행기는 한 번 급유하면 7시간 정도만 비행이 가능해 비행 도중 그린란드, 아이슬란드에서 연료를 새로 공급받았다.

한국인 경비행기 조종사가 대서양을 횡단한 것은 극히 드문 일. 박 씨는 대서양 횡단 이후 경비행기로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인도, 싱가포르 등 20여 개국을 경유해 20일 오후 5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박 씨는 “제주에서 항공사를 운영하기 위해 미국에서 경비행기를 산 뒤 직접 조종해 국내에 들여왔다”며 “당초 대서양 횡단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경비행기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태평양 횡단을 계획했다가 중간에 급유할 곳이 마땅치 않자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온 셈.

박 씨의 이번 비행은 대서양 횡단에 이어 지중해, 홍해, 인도양 상공을 거쳐 제주까지 이어졌다. 순수 비행시간은 100시간, 거리는 1만6000km에 이른다.

영국의 항공 에이전트 회사인 화이트 로즈 에비에이션(White Rose Aviation)을 통해 영공 통과 등 운항허가 절차를 밟았다.

박 씨는 1999년 호주에서 사업용 조종면허를 딴 뒤 호주와 한국에서 비행교관 활동을 했다. 비행 경력은 2500시간.

박 씨는 “비행기를 조종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외국에 나가 면허를 땄다”며 “이번 비행에서 폭우, 모래폭풍 등을 만났지만 무사히 제주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제주에 안착한 경비행기는 항공조종사 면허취득 교육, 경비행기 체험 비행, 항공사진 촬영 등에 투입된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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