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32명을 기리는 추모석을 최종적으로 다듬고 있는데 담장 아래로 한 여성이 기어 들어오더니 돌 수를 세었다. 그리곤 왜 33개가 아니냐고 따졌다. 총기 난사범 조승희의 추모석이 없다는 항의였다.
학교 당국은 랑 씨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계획대로 32개만 만들라고 지시했다.
올 4월 16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기념물이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헌정됐다. 캠퍼스 중앙 잔디밭인 드릴 필드에서 열린 제막식엔 유족과 학생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32번의 종이 울리고 이 지역 석회암으로 만든 무게 135kg의 추모석 32개가 헌정됐다. 기념물엔 ‘우리는 버지니아공대인, 우리는 굴하지 않으리라’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 자리는 사건 직후 학생자치조직에서 임시 추모석 33개를 놓았던 곳. 당시 조승희를 위한 33번째 추모석도 놓였지만 곧 누군가가 치워 버렸다. 32개의 임시 추모석은 이날 유족들에게 전달됐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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