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규 일병 “병 고쳐서라도 군대 꼭 가야죠”

  • 입력 2007년 9월 17일 03시 01분


갑상샘 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으나 완치 후 재검을 신청해 지난해 10월 현역병으로 자원 입대한 한동규 일병. 그는 현재 육군 2258부대에서 수송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2258부대
갑상샘 질환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으나 완치 후 재검을 신청해 지난해 10월 현역병으로 자원 입대한 한동규 일병. 그는 현재 육군 2258부대에서 수송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2258부대
청주대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한동규(22) 씨는 2005년 9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갑상샘 기능 항진증’으로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한 씨는 갑상샘 질환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운동조차 할 수 없어 면제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한 씨는 지난해 초 수술을 받고 그해 7월 병이 완치되자마자 재검을 신청해 3급 판정을 받고 3개월 뒤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병역 의무 면제’가 확정됐지만 수술 뒤 몸이 건강해지자 자원 입대한 것이다. 그는 현재 육군 전진부대 예하 2258부대에서 수송 업무를 담당하는 일병으로 복무 중이다.

한 일병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 복무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인생을 길게 봤을 때 병역 의무를 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몇 친구가 ‘왜 바보같이 재검을 받았느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입대 후 11개월여 동안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며 “부모님도 자원 입대한 것을 격려해 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복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일병 외에도 각종 질병이나 학력 미달 등의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보충역(공익근무요원 등) 판정을 받고도 현역병으로 입대하기 위해 재검을 신청한 인원이 최근 5년간 436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무청이 16일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에게 제출한 ‘2002∼2006년 병역처분변경 현황’에 따르면 신체검사에서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은 237명과 보충역 판정을 받은 4126명 등 4363명이 현역 입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재검을 신청했다. 이 중 65.6%인 2864명이 현역 판정(1∼3급)을 받아 입대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결격 사유가 된 질병을 자기 비용으로 치료하고 재검을 신청했다고 병무청 측은 밝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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