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쇼’ 참가 방한, 세계 최고 피겨커플 자오훙보-선쉐

  • 입력 2007년 9월 18일 03시 01분


피겨 페어 부문 세계 최강인 중국의 자오훙보(오른쪽)와 선쉐가 현대카드 슈퍼매치V 아이스쇼 참가차 한국을 방문해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 5월 부부가 된 이들의 공연은 목동링크 화재 사건으로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전영한  기자
피겨 페어 부문 세계 최강인 중국의 자오훙보(오른쪽)와 선쉐가 현대카드 슈퍼매치V 아이스쇼 참가차 한국을 방문해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 5월 부부가 된 이들의 공연은 목동링크 화재 사건으로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전영한 기자
15년 동안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자오훙보와 선쉐의 연기는 예술적인 완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5년 동안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자오훙보와 선쉐의 연기는 예술적인 완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3월 도쿄에서 열린 2007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는 100년이 넘는 세계 피겨 역사에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준 대회였다.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3위에 오르는 등 대회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인이 1∼3위를 휩쓸었다. 남자 싱글에선 아시아인으로는 최고 순위(2위)가 나왔다. 남녀 두 사람이 연기하는 페어 부문은 중국의 독무대. 중국의 3개 팀이 1, 2, 5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피겨 강국 만들기 프로젝트’ 1세대로 당시 1위에 오른 자오훙보(34)-선쉐(29)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흠 잡을 데 없는 기술과 독창성을 바탕으로 한 예술적인 완성도에 심판들조차 감탄사를 연발했다. 15년간 호흡을 맞춘 이들 커플은 대회 직후 결혼과 은퇴를 한꺼번에 발표해 피겨계에 놀라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흘러 아이스쇼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을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만났다. 건물 지붕에 불이 나 공연이 전면 취소되기 하루 전이었다.

신혼 생활에 대해선 “이전과 달라진 건 두 사람이 함께 잠을 잔다는 사실뿐”이라는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결혼 전에도 하루 종일 연습 때문에 붙어 지내 다를 게 없다는 것. 바빠서 신혼여행도 못 가고 5월에 혼인신고만 했다고.

은퇴를 했다는데 그리 바쁠까.

“쉬고 싶어도 정부 당국이 그렇게 놔두질 않네요. 그래서 계속해야죠.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꼭 출전해야 한다고 해서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2010년이면 자오훙보는 37세가 된다. 하지만 그는 “그때까지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사람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데다 1992년부터 15년간 파트너를 해 ‘오래된 사랑’인 줄 알았는데 연애 감정은 최근의 일이란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오훙보가 심하게 다쳤는데 그 힘든 시기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하면서 연인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것.

두 사람은 “부부가 된 뒤로는 로맨틱한 연기가 더 쉬워졌다”며 웃었다.

이들은 “우리가 중국의 피겨 수준을 맨 앞에서 끌어올렸듯 한국도 김연아가 그렇게 할 것”이라며 “김연아는 매우 뛰어나고 아름다운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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