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복현초교 6학년 조수빈(12), 4학년 슬비(10) 자매는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3, 4시면 걸어서 15분 걸리는 대구 동부도서관으로 가는 게 일과다.
자매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이 도서관과 인연을 맺었다. ‘어릴 적 책읽기 습관이 평생 간다’는 믿음을 가진 어머니 박미라(40) 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간 것이 계기였다.
자매는 몇 년 만에 ‘책읽기 선수’가 됐다.
동부도서관이 올해 5월 농협 대구본부와 함께 마련한 ‘독서통장’에 자매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마일리지 점수가 쌓였다.
독서통장은 한 권을 읽을 때마다 5점씩 통장에 점수가 올라가도록 한 것. 읽은 책의 제목과 날짜 등이 기록된다.
책 읽는 속도는 슬비가 좀 빠르다. 슬비는 추석연휴 전에 점수 2000점을 돌파했다. 이는 하루 평균 3권, 4개월 동안 400여 권을 읽은 것이다. 수빈이는 1400여 점을 기록했다.
어머니 박 씨는 “도서관은 책뿐 아니라 영화감상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도서관을 집처럼 생각하는 태도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서통장을 발급받은 지역의 초등학생은 현재 3500여 명. 독서마일리지통장을 발급한 이후 책 대출 회원 수와 대출하는 책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동부도서관 조명희(48·여) 열람봉사과장은 “차곡차곡 쌓이는 독서통장이 아이들에게 책읽기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 같다”며 “중고교생을 위한 독서통장도 곧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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