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얼굴의 사나이’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취중진담’

  • 입력 2007년 10월 2일 03시 02분


그는 코트에서 거의 웃지 않는다. 눈매는 차갑고 입술은 굳게 닫혀 있다. 무표정하다.

삼성화재 남자배구단 신치용(52) 감독.

지난 주말 경남 마산의 한 선술집에서 그를 만났다. 코트에서와는 달리 그의 인상은 큰형처럼 푸근했다. ‘냉정한 승부사’라는 평가가 무색했다. 그는 자신을 ‘부드러운 남자’라고 했다. “공과 사를 명확하게 하는 것뿐이다. 그러다 보니 경기장에서 차갑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와 ‘취중진담’을 나눴다.

○ 두 얼굴의 사나이?

연습할 때나 경기장에서 의도적으로 웃지 않는다. 내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선수도 느슨해져 부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사석에서는 술 담배를 나눌 정도로 허물없이 지낸다.

○ 스타플레이어가 좋은 선수?

스타라도 성의 없이 경기를 하면 바로 교체한다. 배구는 단체 경기다. 팀원끼리 협조가 되지 않으면 팀은 무너진다. 뛰어난 실력이 없어도 협력 수비에 몸을 던지는 선수가 좋은 선수다.

○ ‘괴물’ 레안드로 일본행, 팀 전력 약화?

관중은 레안드로의 호쾌한 스파이크에 열광했다. 그의 공격력은 가공할 만했다. 하지만 수비력은 부족했고 실책이 많았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그가 떠나도 크게 손해 본 건 아니다.

○ 우승 제조기?

김세진 신진식 등 좋은 선수를 만나 1995년 삼성화재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우승을 9번 하고 준우승을 2번 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줘 만족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우승하는 게 좋지 않나.

○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천적?

현대캐피탈에 2년 연속 우승을 내줬지만 실력 차는 거의 없다. 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준이 비슷해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대한항공, LIG 모두가 우승 경쟁을 할 것 같다.

○ 배구단 최고경영자(CEO)의 꿈?

3년은 더 감독을 하고 싶다. 10회 우승을 채우고 유종의 미를 거둬야지. CEO는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웃음)

마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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