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둘째 날인 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최로 250여 명의 남북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우리 측의 답례만찬에는 ‘팔도 대장금 요리’가 올라와 화제가 됐다.
전국 각 지역의 최고급 토산물을 재료로 마치 ‘장금이’가 요리한 것처럼 정성스레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이날 만찬에 올라간 요리 중 하나인 ‘영덕게살 죽순채와 봉평메밀쌈’은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했던 음식.
답례만찬은 롯데호텔서울과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연회 관계자들이 방북해 직접 마련했다. 만찬을 준비한 롯데호텔 송중구(44) 연회판촉담당과장, 성기창(45) 연회 지배인, 정문환(44) 조리장, 하혜선(42) 꽃장식 담당 플로리스트를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이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정해진 직후부터 만찬 준비를 시작해 전국 각지에서 최고급 재료를 공수해 오느라 진땀을 뺐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만찬을 준비해 이번이 2번째 방북이었던 정 조리장은 “이번 만찬이 2000년보다 훨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1차 남북 정상회담 땐 첫 만남이라 그런지 조심스럽고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이번엔 남북 인사들이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서로 술을 권할 정도로 화기애애했죠.”
하지만 이날 답례만찬에는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이 불참했다. 음식 서빙을 맡은 70여 명의 북측 직원에게 서빙 요령을 교육했던 성 지배인은 “북한은 접시치우기는 ‘접시뽑기’로, 헤드테이블(주빈석)을 ‘주탁’으로 부르는 등 우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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