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건청궁 울린 명성황후 ‘진혼아리아’

  • 입력 2007년 11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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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복궁 건청궁에서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에 앞서 ‘명성황후’ 역의 이태원 씨(왼쪽)와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낭인 중 한 명인 구니토모 시게아키의 외손자 가와노 다스미 씨가 고종의 거처였던 장안당 앞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전영한  기자
7일 오전 경복궁 건청궁에서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에 앞서 ‘명성황후’ 역의 이태원 씨(왼쪽)와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낭인 중 한 명인 구니토모 시게아키의 외손자 가와노 다스미 씨가 고종의 거처였던 장안당 앞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전영한 기자
“기구하고 힘겨워라 이 땅의 왕비여. 한 목숨 보존조차 힘들었던 30년. 이 나라 왕비 됨도 하늘의 뜻인 것을….”

명성황후의 시해현장으로 알려진 ‘그때 그 자리’에서 슬픈 운명을 탄식하는 명성황후의 아리아가 울려 퍼졌다.

7일 오전 11시 반, 경복궁 안에 위치한 건청궁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의 한 장면이 재현된 것. 명성황후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이태원 씨는 ‘어둔 밤을 비춰다오’를, 명성황후를 지키다 최후를 맞이하는 홍계훈 장군 역의 이필승 씨는 ‘그대는 나의 운명’을 각각 불렀다.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유성운 기자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유성운 기자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이날 행사는 100년 만에 이뤄진 건청궁 복원을 기념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명성황후’의 제작사인 에이콤 인터내셔널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건청궁은 1895년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당한 장소다.

이날 행사에는 을미사변 때 만행을 저지른 낭인의 외손자 가와노 다스미(86) 씨가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관람 후 “사죄를 하러 왔다. 할아버지가 틀렸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와노 씨 외에도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회원인 일본인 7명도 참석했다. 회원 오카자키 와조 씨는 “세 번째 방문이다. 몇 번을 방문해도 용서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심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한국의 공연은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데, 명성황후와 건청궁은 무궁무진한 브랜드 가치를 지닌 소재”라며 “광화문이 복원되는 대로 뮤지컬 ‘명성황후’를 궁중 뮤지컬로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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