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봅시다]우즈베크 통신사업체 인수한 KT 남중수 사장

  • 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사진 제공 KT
사진 제공 KT
“중앙아시아 진출 新실크로드 만들어 IPTV 승부 걸 것”

“KT의 인터넷(IP)TV 서비스에 대해 외국의 방송 관계자들은 실망을 많이 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곳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남중수(사진) KT 사장은 이달 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아시아 지역 케이블 및 위성방송사의 모임인 CASBAA(Cable & Satellite Broadcasting Association of Asia)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느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통신사업체 두 곳을 인수해 중앙아시아 통신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홍콩에서 IPTV 사업의 비전을 발표한 남 사장은 최근의 감흥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였다.

그는 “방송사들의 모임에 통신기업인 KT의 최고경영자(CEO)를 이례적으로 초청한 것 자체가 시장에서 통신과 방송의 영역이 무너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력과 서비스를 당당히 보여 주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그들은 초고속인터넷 1위 국가인 한국의 IPTV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현재 서비스 수준에 조금 실망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 사장은 홍콩의 IPTV 사업자인 PCCW를 방문한 뒤 IPTV에 대한 밝은 전망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는 “IPTV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은 물론 셋톱박스 제조업체 등 후방 산업을 위해서라도 IPTV를 위한 법제도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중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잇는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를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최근 남 사장은 회사의 각 부문장에게 내년 매출 목표를 13조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이 최근 6년 동안 11조 원대에 머물고 있는 정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IPTV와 해외부문 등 신규 영역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가 유선과 무선의 칸막이를 없애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실제로 SK텔레콤이 유선통신업체인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적극 나서는 등 KT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KT는 유무선 통합이라는 시장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시장을 일정 부분 선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2005년 취임한 남 사장은 “2002년 민영화 이후 KT의 공기업 문화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다만 기업문화라는 것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답답할 수도 있지만 변화를 위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임기를 4개월여 앞둔 그는 자신의 연임 문제와 관련해 “외부에서 CEO가 와서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회사를 개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다”며 “어떤 사람들은 제가 연임을 감안하고 경영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CEO 자리에 연연해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 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T의 시내전화망 분리에 대해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회사를 분리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는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게 쉬운 문제도 아니다”고 말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남중수 사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74년 경기고 졸업 △1979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1년 체신부 장관 비서관 △1982년 한국통신 경영계획과장 △1990년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2001년 KT 재무실장 △2003년 KTF 사장 △2005년∼현재 KT 사장 △2004년∼현재 서울대 경영대 초빙교수 △2006년∼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최고경영인 평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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