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자연-국토사랑은 삼위일체”

  • 입력 2007년 11월 24일 03시 03분


김명기 씨가 청량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타고 있다. 말을 접할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기씨
김명기 씨가 청량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타고 있다. 말을 접할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다. 사진 제공 김명기씨
6년째 ‘말타고 국토대장정’ 김명기 씨

이번엔 ‘찾아가는 초등 승마교실’ 열어

자동차 시대에 그는 말을 타고 국토를 누벼 왔다. 2002년부터 대학생 지원자들과 함께 말을 타고 5000km 이상의 국토를 달려 온 김명기(45) 씨. 그는 서울∼부산, 서울∼강릉은 물론 제주도와 울릉도에까지 말을 타고 다녀왔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훈련대장인 그는 “기마민족의 후예임을 일깨우고 동물과 자연, 국토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하고자 이 같은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해마다 빠짐없이 15박 16일 정도의 일정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옛 말길을 찾아다니며 국토를 횡단 또는 종단해 왔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찾아가는 승마교실’을 시작했다. 이달 초부터 경북 문경시의 농장에 있는 말 5마리와 당나귀 1마리를 트럭에 싣고 주말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청량초등학교 운동장을 찾는다.

“일반 승마장은 도시에서 먼 곳에 있어 어린이들이 말을 접할 기회가 그만큼 적어요. 그래서 거꾸로 말을 데리고 어린이들을 찾아가자는 생각을 한 겁니다.”

승마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의 말 타기 체험을 늘려야 한다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청량초등학교 이원병 교장은 “반응이 폭발적이다. 몸무게 수백 kg이 넘는 큰 말이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이끄는 대로 가는 모습에 신기해한다.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동물을 본다는 것과 동물과의 교감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작한 지 3주 만에 어린이 60명이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승마를 택했고, 주말이면 말을 구경하려는 아이들로 운동장이 북적댄다고.

건국대에서 말문화산업연구회도 만들 예정인 김 씨는 “앞으로 말 생산 농가와 연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더 많은 초등학교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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