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육군중장 “40년 정든 軍 떠나지만 난 영원한 화랑”

  • 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40년간 몸담은 군을 떠나는 장성이 전역식을 생략하고 1000만 원을 육군사관학교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1968년 육사 28기로 군 생활을 시작한 지 40년 만인 30일 전역한 이성규(중장·사진) 전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주인공. 이 장군은 추운 날씨에 부하 장병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전역식을 고사했다.

그 대신 그는 이날 모교인 육사를 찾아 후배 생도들의 ‘화랑 의식’에 참석한 뒤 육사발전기금으로 1000만 원을 내놓았다.

화랑의식은 생도들이 지난 한 주를 돌아보고 다음 주를 구상하는 일상적 행사로, 이 장군은 모교에서 후배 생도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군 생활을 마감했다.

육사 졸업식 때 ‘대표화랑상’을 받았던 그 장소에서 40년을 함께한 군복을 마지막으로 입고 화랑의식을 참관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2002년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차장 재직 당시 한일 월드컵 대회의 안전을 위한 한미 연합 대테러 대비 태세를 총괄했고, 서해교전으로 침몰된 해군 고속정 인양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육사 7기인 고 이만복 예비역 소장의 아들이자 육사 9기인 고 안병욱 예비역 소장의 사위이기도 한 이 장군은 평소 덕장(德將)으로 불리며 부하들에게서 존경을 받아 왔다고 후배 장교들은 전했다.

3사단장 시절에는 부하 장병들에게 ‘사단장의 편지’를 직접 써 보내는 한편 장병들의 답장을 부하 지휘관들에게 공개해 부하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 장군은 “군을 떠나지만 앞으로 국가와 군이 베풀어 준 것을 되갚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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