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젊은이여, 세계로 눈돌려라 그리고 도전하라”

  • 입력 2007년 12월 25일 02시 59분


“젊은이들에게 ‘밖으로 나가라’ ‘해외로 나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똑똑하고 뛰어납니다. 그런 뛰어난 자질을 좁은 땅에서 ‘줄서기’하는 데 소비하지 말고 더 큰 무대로 시선을 돌리라는 말입니다. 저는 도전정신을 키우는 일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도전정신의 강조는 얼핏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김재철(72·사진) 동원그룹 회장의 말이라면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그 자신이 도전과 개척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평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강진농고 졸업반 시절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지하자원도 없기 때문에 바다를 개척하는 길밖에 없다”는 최석진 담임교사의 말에 감명을 받아 부산수산대에 진학한 그는 1950년대 후반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에 승선해 적도를 넘어 남태평양까지 진출했다. 3년 만에 선장이 된 그는 젊은 시절을 거친 바다 위에서 보냈고 그 경험은 이후 세계 최대의 참치잡이 선단을 보유한 대기업을 키워 낸 밑거름이 됐다.

평생 해상왕 장보고에게 깊은 관심을 가졌던 그에게 도전과 개척정신은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 동원그룹이 한국산악회가 주최하는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를 후원하는 이유도 바로 같은 맥락이다.

올해 유치위원장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한 그는 2000년 펴낸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는 책을 통해 ‘거꾸로 보는 세계지도론’을 주창해 왔다.

북쪽이 위로 돼 있는 지도에서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 매달린 작은 나라지만 지도를 거꾸로 돌려놓으면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넓은 대양을 향해 우뚝 선 모습이라는 것. 발상을 전환하면 보는 지평도 달라진다는 의미다.

2008 한국 대학생 남극탐사대(주최 한국산악회, 후원 동아일보 동원그룹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명예단장이기도 한 그는 23일 발대식에서 “과감한 도전정신과 뜨거운 열정을 안고 떠나는 대원들이 인생의 큰 지침이 될 깨달음을 얻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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