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랜토스 美하원외교위원장 정계 은퇴

  • 입력 2008년 1월 4일 03시 01분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 지한파인 톰 랜토스(80·사진) 하원 외교위원장이 3일 “올해 11월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올해 말까지인 임기를 마친 뒤 정계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식도암 진단을 받았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랜토스 위원장은 유대계 헝가리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 미국에 이민 온 뒤 귀화했다.

그는 이 같은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의회 내 ‘인권 코커스’를 창설해 20여 년간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인권 신장에 큰 힘을 기울여 왔다.

2005년엔 1월과 8월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제출됐을 때는 일본 정부의 로비에도 불구하고 외교위원장으로서 직접 찬성토론에 나서는 등 이 법안의 상임위 통과를 주도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한인 피랍사태 때는 한국 국회의원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의원단이 미국의 사태 해결 노력을 촉구하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내 손자가 잡혔어도 탈레반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서남부 교외가 지역구인 그는 1980년 이후 2년 임기의 연방 하원선거에 14차례나 당선됐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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