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날은 앞으로 다가올 날 될 것”
퇴임을 앞둔 김장수 국방부 장관이 27일 모교인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생도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장관하던 시절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날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앞날도 화려하고 찬란한 삶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의사에 따라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한 만큼 항상 프로 의식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김 장관은 “과거 생도대장과 육군총장을 지냈고, 퇴임을 앞둔 장관으로 ‘작은 부탁’을 하고 싶다”며 “벌점 때문에 외출이 금지된 생도들이 있다면 벌점 10점씩 깎아 달라”고 임충빈(중장) 육사 교장에게 부탁해 생도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26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고별 만찬을 하고 1년 3개월간 장관직 수행 과정을 되돌아보며 “군 안팎의 격려 속에 대과(大過) 없이 떠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때 꼿꼿한 자세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나눠 ‘꼿꼿 장수’라는 애칭을 얻은 김 장관은 “맡은 책무를 했을 뿐인데 여러분이 너무 잘 써 준 것 같다. 군 안팎의 많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재임 중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배수진을 친다는 각오로 업무에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좋은 면도 있지만 나쁜 면도 있었다”고 답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울역에서 배웅한 김 장관은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소감을 묻기에 ‘눈물이 나온다’고 대답했다”며 “그 기자가 왜 눈물이 나느냐고 물어서 ‘(노 전 대통령과) 정이 들어서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장으로 진급하고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까지 했다”라고 강조한 뒤 퇴임 후 거취에 대해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