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4차례 무대에 오른다. 그는 한양대 음대를 졸업하고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가 바로 ‘나비부인’입니다. 2002년 이후 여러 무대에서 초초상 역으로 40여 차례 공연했지만 여전히 떨리네요.”
뉴욕시티오페라의 공연은 링컨센터 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메트) 바로 옆에 있는 뉴욕스테이트시어터에서 열린다. 다소 대중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뉴욕시티오페라는 메트와는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다. 이런 뉴욕시티오페라에서 이 씨가 주역을 딴 데는 행운도 작용했다.
“지난해 3월이었어요. 뉴욕시티오페라의 ‘나비부인’ 공연 두 시간 전이었는데 당초 초초상 역을 맡은 여자 성악가가 몸이 아파서 공연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대신 출연해 달라고 급히 연락이 왔어요. 당시 관중의 반응이 무척 좋았지요.”
이 씨는 “주인공이 동양인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도 훨씬 편하다”며 “그렇지만 전체 공연에서 노래가 이어지는 시간이 많고 음역이 높아 발성과 체력 면에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6세 때 아스펜 음악축제에서도 초초상 역할을 제안받았지만 지도교수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서른 살은 넘어야 한다’고 말려 포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시티오페라 공연이 끝난 뒤 올해 가을에는 벨기에 아일랜드 등 유럽에서 ‘나비부인’에 출연할 예정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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