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권투협회 진재철(63) 총재가 세계복싱기구 창립을 선언했다. 진 총재는 6일 “세계복싱평의회(WBC)나 세계복싱협회(WBA)와 경쟁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전 세계 선수들을 상대로 프로모터 사업을 하겠다. 올해 안에 세계기구 창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내년 상반기에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복싱 세계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진 총재는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를 둘러보면 복싱 열기가 높은 곳이 많이 존재한다. 이들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한국에 두고 해외지사를 통해 국제 복싱 사업을 벌일 예정. 그는 필리핀 등 해외에서 직접 체육관을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진 총재는 이에 앞서 국내 프로복싱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세계기구를 설립하더라도 국내에서의 기반이 취약하면 공염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 총재는 우선 국내 선수들의 대전료를 50% 인상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그동안 국내 프로복싱 선수들은 라운드당 10만 원 정도의 대전료를 받아 생계유지도 어려웠다. 복싱 침체기 동안 누구도 선뜻 대전료를 올리지 못했다. 진 총재는 “사재를 털어서라도 복싱 발전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진 총재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권투위원회장을 지냈으나 선수건강보호기금 등을 둘러싸고 복싱인들과 이견을 보이며 그만뒀다. 2004년 한국권투협회를 세운 그는 올해 초 최요삼 사태를 계기로 복싱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