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항 승강장서 무료 거리콘서트 열어
미국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가 400만 달러(약 40억 원)짜리 바이올린을 찾아준 택시 운전사를 위해 무료 거리 콘서트를 열었다.
AP통신은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퀸트 씨가 6일 뉴저지 뉴어크리버티 공항의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 운전사 모하메드 칼릴 씨에게 헌정하는 연주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퀸트 씨는 30분간 거슈윈과 파가니니 등의 곡을 연주했고 칼릴 씨 외에도 동료 200여 명이 연주를 감상했다.
칼릴 씨는 지난달 퀸트 씨가 택시에 놓고 간 바이올린을 되찾아준 은인이다. 이 바이올린은 이탈리아의 전설적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23년 제작한 ‘엑스-키제베터(Ex-Kiesewetter)’. 퀸트 씨는 뉴욕의 음악후원단체에서 이 바이올린을 빌려 사용해 왔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적도 있는 퀸트 씨는 지난달 21일 댈러스에서 연주를 마치고 공항에서 집으로 가던 도중 택시에 바이올린을 두고 내린 것을 깨달았다. 그는 택시조합과 공항당국, 경찰에 신고하고 운전사들의 사진을 뒤지며 애를 태웠다.
다음 날 소식을 들은 칼릴 씨는 퀸트 씨를 만나 바이올린을 돌려줬다. 당시 퀸트 씨는 보답으로 100달러를 줬지만 이후 답례가 부족했다고 느껴 연주회를 제안했다. 그는 9월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자신의 연주회에도 칼릴 씨와 그의 가족을 초청했다.
칼릴 씨는 이번 일로 뉴어크 시가 주는 상도 받았다.
이집트 출신의 이민자로 24년간 택시 운전을 해온 그는 “손님들이 물건을 많이 놓고 내리지만 이렇게 비싼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퀸트 씨는 거리공연에서 돌려받은 명품이 아닌 다른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는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지쳤고’ 안전한 장소에서 회복 중”이라며 웃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