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com]제니퍼 로페즈, 내 나이 마흔… 그래도 댄스곡 부르는게 꿈

  • 입력 2008년 5월 23일 02시 55분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페즈 e메일 인터뷰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 제시카 알바, 그리고 라틴계 스타 제니퍼 로페즈까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단어는 임신, 그리고 출산이다. 마치 한 병원에서 출산 ‘계모임’이라도 한 듯 같은 시기에 저마다 불룩해진 배를 잡고 ‘D라인’을 뽐내고 있으니. 게다가 사전에 짠 듯 이들의 배 속에는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아기가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은 ‘줄줄이 임신’의 첫 테이프를 끊은 맏언니 제니퍼 로페즈에게 초점을 맞췄다.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아홉. 마흔에 다다른 나이에 애를 낳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보다 크리스 저드, 피 디디, 벤 애플렉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한바탕 연애를 한 후 비로소 동료 가수 마크 앤서니에게 정착했으니…. 10여 년간의 화려한 연애를 마치고 이제야 아기 엄마로 변신한 셈이다.

하지만 스타 기질은 어디 가지 않았다. 출산 한 달 후 그는 미국 주간지 ‘피플’에 자신과 쌍둥이 사진을 600만 달러에 팔아 독점으로 모습을 공개했고 불어난 몸매를 회복하기 위해 운동 기구만 수억 원어치를 샀다.

그래, 영화배우, 가수, 패션모델, 패션 CEO… 다방면으로 활동한 지 어언 22년째인데 그를 상징하는, 그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는 ‘백만 불짜리 엉덩이’를 축 처지게 할 순 없지. 약속이라도 한 듯 그와의 e메일 인터뷰는 아름다움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됐다.

“글쎄요…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생산적인 사람’이라고 기억해줬으면 해요. 물론 지금은 나를 옷 잘 입는 ‘트렌드 세터(유행을 이끄는 사람)’, ‘이슈 메이커’로 기억하겠지만….”

―강박 관념이 많을 것 같은데요.

“패션을 좋아하고 패션사업도 하지만 최근엔 패션쇼에 참석한 적이 없어요. 어떤 옷을 입는지부터 내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 그 모든 것이 제겐 스트레스 그 자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최근엔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보는 게 즐겁더라고요.”

―그래도 사람들은 인간 ‘제니퍼 로페즈’보다 당신의 애칭인 ‘J.LO’를 더 외치고 있죠.

“‘J.LO’는 나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분신 같은 애칭인데 이제는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J.LO’든 ‘제니퍼 로페즈’든 상관없어요. 단지 가족들은 불편해서 그런지 ‘넌 J.LO가 아니라 제니퍼잖아!’라고 말하곤 하죠.”

1986년 17세의 나이로 영화 ‘마이 리틀 걸’에 출연하며 데뷔한 그는 1997년 사망한 라틴계 여가수 셀레나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셀레나’에 주연으로 출연해 주목받았다.

이후 1999년에는 가수로 데뷔해 솔로 음반 ‘온 더 식스’를 발표했고 데뷔 곡 ‘이프 유 해드 마이 러브’로 빌보드 싱글 차트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톱스타 자리에 오른 것은 2001년 1월 마지막 주. 자신이 주연한 영화 ‘더 웨딩 플래너’, 2집 앨범 ‘J.LO’로 첫 주 박스 오피스, 빌보드 음반 차트 맨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모두 올려놓았다. 이후 그는 섹시함을 앞세워 힙합 가수로 변신해 ‘아임 리얼’, ‘에인트 잇 퍼니’를 잇달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루이비통’ 광고 모델,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JLO’를 시작으로 보석 브랜드 ‘JLO by 제니퍼 로페즈 주얼리’, 향수 등을 론칭했고 최근에는 새 브랜드 ‘저스트스위트’를 만들어 활동하는 등 패션 CEO로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그는 “열정이 많은 라틴계 스타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며 그의 혈통(푸에르토리코) 얘기를 꺼냈다.

‘열정’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엄마가 됐지만 여전히 그의 주변에는 24시간 파파라치 대기조가 붙어 있고 이들이 노리는 것은 그의 ‘남자’라는 사실이다. 10년 전 영화 제작자 오자니 노아부터 힙합 뮤지션 피 디디, 배우 크리스 저드, 벤 애플렉까지 그의 남자는 쉴 새 없이 바뀌었다.

결국 그는 9년 전 그의 1집 음반 수록곡 ‘노 메 아메스’를 함께 부른 마크 앤서니(그도 이혼남)와 가정을 꾸렸다.

“9년 전 마크와 그 곡을 함께 부르면서 잠시 사귄 적도 있는데 내가 제작한 영화 ‘엘 칸탄테’ 대본을 마크에게 건넬 때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될지 몰랐어요. 하지만 영화촬영을 하면서 그와 함께 하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결국 결혼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모든 것이 필연인 것 같아요.”

―2002년 3집 ‘디스 이즈 미... 덴’ 음반은 전 남자 친구인 벤 애플렉에게 바치는 사랑 노래로 가득한데 지금 들으면 좀 쑥스럽지 않나요?

“그건 아니에요. 내 모든 노래에는 당시의 소중한 경험이 담겨 있거든요. 누구보다 진실하게 음악을 만들었으니 후회는 없어요.”

―때로는 한 우물을 파지 않아 정통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데 불안하지 않아요?

“난 일을 사랑해서 열심히 하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최근 발매한 음반 제목도 ‘브레이브’로 달았죠.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용감하게 실천하는 것. 아무리 주위에서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라고 해도 중요한 건 자기 신념 아닐까요?”

하지만 그는 다시 불안해했다. 나이 마흔이라는 사실에 “다른 사람들처럼 불안하다”라는 얘기를 했고 심지어 “성형 수술도 해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몸매 걱정, 외모 걱정, 나이 걱정… 그러면서도 그는 “난 지금도 진짜 신나는 댄스곡을 부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가수, 패션 CEO 중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묻자 “뭐든 순간순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게 최고”라며 어느 하나도 놓지 못했다. ‘열’ 많은 라틴계 스타, 아니 쌍둥이 엄마, 피는 속일 수 없나 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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