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개월 전인 2004년 12월. 국내 산악계는 여성 산악인 오은선(42·블랙야크) 씨의 국내 여성 최초 7대륙 최고봉 완등 소식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오 씨는 그해 12월 20일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매시프(4897m) 정상에 서면서 2002년 8월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5642m)를 시작으로 한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모두 마쳤다. 당연하게도 오 씨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져 당시 빈슨매시프 정상에 젊은 여성 산악인 김영미(28·노스페이스, 강릉대OB) 씨가 함께 올랐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빈슨매시프 등정은 오 씨에게는 7대륙 최고봉 완등의 끝이었지만 김 씨에게는 출발선이었다.
김 씨는 이후 2005년 북미 매킨리(6194m), 2006년 남미 아콩카과(6959m), 오세아니아 카르스텐스(4884m), 지난해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를 오른 데 이어 23일 아시아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정상을 밟음으로써 국내 여성 중 오 씨에 이어 2번째로 7대륙 최고봉 완등 기록을 세웠다.
김 씨는 현지 시간 23일 0시 30분에 경기도 산악연맹 대원 4명과 함께 캠프4(7600m)를 출발해 8시간 반 만인 오전 9시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다.
김 씨의 이번 등정이 더욱 놀라운 것은 올해 28세인 어린 나이 때문. 오 씨의 경우 7대륙 최고봉 완등 당시 38세였다. 무려 10년이 빠른 셈이다.
이 거침없는 여성 산악인에게도 에베레스트 등정만큼은 쉽지 않았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김 씨는 2006년과 2007년에 한 번씩 에베레스트 등정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