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4층 건물 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던 20대를 구하려다 함께 추락해 숨진 부산지방경찰청 특공대원 전 경사의 시신이 안치된 부산시립의료원 영안실.
▶본보 6일자 12면 참조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는 특공대 동료 30여 명도 “왜 내 대신 네가 현장에 나갔냐. 보고 싶다 이 놈아!”라며 입술을 깨물고 흐느꼈다.
그는 1997년 10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뒤 2001년 7월 경찰특공대에 자원했다. 부산 영도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하다 “남자답게 대테러 임무를 수행해 국가와 민족에 충성하고 싶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합기도 4단, 국술 2단, 태권도 1단의 무술 유단자다.
전 경사는 매년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 때마다 부산 사직구장과 실내체육관에서 “내 딸 같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며 테러범 진압과 격파 시범을 도맡아 했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요원으로 차출돼 빈틈없는 경호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그는 매트리스에서 1m가량 떨어진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하면서도 자살소동을 벌인 사람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동료대원들을 숙연하게 했다.
강정석 부산경찰청 특공대장은 “전 경사는 크고 작은 작전에 투입할 때 매번 선봉에 설 만큼 동료에게 신망이 높았다. 특공대원 모두에게 가혹한 슬픔”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6일 경장이던 그를 경사로 1계급 특진시켰다. 영결식은 9일 오전 10시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 야외 주차장에서 열린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