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아, 이제 편히 가거라.”
제2연평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6명의 영웅이 흉상으로 ‘부활’했다.
해군은 13일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교육사령부 예하 3개 학교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고 윤영하 소령과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한상국 중사, 박동혁 병장의 흉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유가족과 윤공용 해군사관학교장, 김정두 해군교육사령관, 장병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전사자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제막식은 전사자들이 군복을 입고 첫발을 디뎠던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교육사 기술병과 학교, 전투병과학교, 기초군사학교 등 네 곳에서 차례로 열렸다.
경과 보고와 공적 소개, 추모사, 제막, 헌화와 분향, 묵념, ‘흉상 만남’의 순서로 진행된 제막식에서 유족들은 다시 한 번 고인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 소령의 어머니 황덕희(62) 씨는 “아들이 다닌 해사의 뜻 깊은 장소인 ‘명예홀’에 흉상이 세워져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전사자 가운데 유일한 사병이었던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52) 씨는 “사랑하는 동혁아 그렇게 힘들고 아프게 가더니 오늘 또 엄마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구나”라며 오열해 행사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김 해군교육사령관은 추모사에서 “이제 장병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어떠한 시련과 역경의 파도 앞에서도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 해군의 전통을 이어가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 부정장으로 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도 끝까지 전투를 지휘한 이희완(32·해사 교관) 대위 등 전우 4명이 함께했다.
정부의 무관심에 실망해 2005년 4월 미국으로 떠났다가 3년 만에 돌아온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종선(34) 씨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남편의 흉상을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는 29일 제2함대사령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추모행사를 연다.
진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