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금남로 2가에 있는 삼복서점은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 악화로 이달 말까지 운영한 뒤 폐업하기로 했다. 상무지구와 운남지구의 분점 2곳은 계속 영업한다.
삼복서점은 1932년 소규모 책방으로 문을 열었다. 1945년 광복 후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 인근의 일본인 서점을 인수하면서 창업자, 아들, 손자가 3대째 운영했다.
현재의 자리로 옮긴 것은 1992년. 광주를 대표하는 서점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아 왔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판매가 금지된 서적을 경찰의 단속을 피해 몰래 팔았다. 또 지역 서점에서는 처음으로 인문사회과학 연구비를 지원하며 광주의 ‘문화지킴이’ 역할을 했다.
삼복서점은 2005년 전남도청 이전 등 도심공동화로 충장로와 금남로 등 번화가 유동인구가 줄고 인터넷 서점의 할인 공세로 흔들렸다.
5년째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다 결국 창업 76년 만에 본점 폐업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정기적으로 갖고 원형탁자를 설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나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삼복서점 관계자는 “하루 2500만 원에 이르던 매출이 3년 전부터 350만 원 이하로 떨어져 더는 운영하기가 어렵다. 76년 동안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해 줬는데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