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5일 오전 10시 10분경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행치마을에 도착해 “1년 8개월 만에 오니 감개무량하다”며 “(고향마을이) 정리가 잘돼 있고 깨끗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고향을 찾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반 총장은 마을 뒷산에 있는 부친과 조부의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이어 사당에 들러 숭모제를 올린 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쓰인 백지에 ‘戊子仲夏(무자중하) UN 사무총장 반기문’이라고 휘호를 써서 박수광 음성군수에게 전달했다.
또 사당 마당에 소나무와 향나무를 1그루씩 기념 식수한 뒤 “조상과 고향 주민, 종친의 은덕으로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세계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고 대한민국의 힘을 기다리는 곳이 많다. 행치마을, 음성, 충청도,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박 군수에게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사진첩과 지역 특산물인 수박을 선물로 받고 환영 인파와 함께 만세 3창을 한 뒤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총회가 열린 청주대로 향했다.
반 총장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별연설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든지 유엔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그 숭고한 목적에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지를 찾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음성=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