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나 개인적 배상도 하지 않았는데 경제협력 자금을 받는 것은 민족감정에 어긋나는 굴욕외교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 세대를 6·3세대라고 부른답니다.”(정희선 교사)
18일 오전 9시 45분 서울 성동구 응봉동 광희중학교 도서관.
이 학교 2학년 4반 학생 34명이 정희선 교사(역사)의 지도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배경과 과정 이해’를 주제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정 교사는 수업이 시작되자 교단 앞 스크린을 통해 3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피폐해진 서울의 사진 두 장과 고층빌딩들이 숲을 이룬 오늘날 서울의 모습이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우와, 대단하다” “저렇게 못살았나”라는 말들이 나왔다.
정 교사는 “이렇게 가난했던 한국이 세계 10위권 국가로 발전했다. 외국에서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는데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라고 물었다.
1960년대 이후의 경제발전과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권지현 양은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의 특징은 주요 산업에서 에너지원과 기반시설의 확충이 중심이었고 경공업 우선 정책이었다”고 했다.
이어 노래가 흘러나왔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였다. 키득거리던 학생들은 정 교사가 “가사를 들어보라”고 하자 이내 진지한 표정이 됐다.
최소연 양은 “희망을 품고 불렀던 즐거운 노래 같다”고 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