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후손인 박원재(57) 우리집 출장연회 대표가 애국지사의 후손을 위해 써달라며 28일 5000만 원의 돈을 동아꿈나무재단에 내놨다. 2006년(1억 원)에 이어 두 번째 기탁이다.
박 씨의 아버지는 군자금 마련을 위해 성천군 금융조합을 습격하는 등 맹활약 하다 1919년 일본경찰에 체포돼 평양형무소에서 12년을 복역한 뒤 가석방됐던 독립운동가 박구진 선생이다.
박 선생은 본보 1994년 8월 16일자에 가족이 독립운동 기록을 찾는다는 사연이 소개된 뒤 일주일 만에 보훈처에서 자료가 발견돼 1995년 애국장을 받고 1996년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박 씨는 "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해 군자금 마련은 못할지언정 번 돈의 일부를 어려운 애국지사의 후손을 위해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일찍이 여의고 홀어머니와 가난을 견뎌온 박 씨 스스로가 누구보다 애국지사의 후손이 겪는 고충을 잘 알기 때문.
"가난을 대물림 받아서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게 되면 마음은 '조상의 긍지를 잃지 말자' 하면서도 원망이 차오르죠."
박 씨는 앞으로도 뷔페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꾸준히 기부를 해 아버지의 이름을 딴 '박구진 장학금'을 애국지사의 후손 학생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박 씨는 "'일제시대때 애국자 아닌 사람들이 누가 있냐?'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면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정말 힘이 빠진다"며 "후손들이 어렵더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사회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