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친구처럼 편안했던 분” 김춘수 시인 손녀 회고록 펴내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1분


손자 손녀와 함께한 생전의 김춘수 시인. 사진 제공 위즈덤하우스
손자 손녀와 함께한 생전의 김춘수 시인. 사진 제공 위즈덤하우스
“할아버지는 누구나 다 아는 시인이지만 우리에겐 친구처럼 편안한 분이셨어요. 당신이 주신 사랑에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감사함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의 대표적인 애송시로 꼽히는 ‘꽃’을 쓴 시인 김춘수(1922∼2004) 선생의 두 손녀가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담은 책을 펴냈다.

시인의 손녀 김유미(25) 씨와 유빈(18) 양은 11일 출간된 ‘할아버지라는 이름의 바다’(예담)에서 어린 시절 시인과 함께했던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와 시, 사진 등을 한데 모았다. 김 씨는 “존댓말 쓰는 게 어색할 정도로 할아버지는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셨던 분”이라면서 “어릴 땐 당연하다고 여겼던 소중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고 말했다.

책 속에는 시인의 자애롭고 다정했던 할아버지 모습이 빼곡하다. 손녀가 쓴 글들에 하나하나 조언과 첨삭을 하고, 아끼던 고급 만년필을 손녀에게 주고 자신은 싸구려 볼펜을 쓴 일화도 등장한다. 바쁜 와중에도 손녀와 윷놀이를 하며 놀아주고, 서울대공원으로 소풍 간 손녀를 노심초사 ‘미행’하기도 한다.

덕성여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김 씨는 현재 전문작가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동생 유빈 양도 국문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시를 쓰는 게 꿈.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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