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최초의 KF-16 전투기 여조종사인 하정미(29·공사 50기·사진) 대위가 지난달 30일 같은 부대 소속의 항공정비사인 이인득(30) 중사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공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조종사 신부와 정비사 신랑 커플’이 탄생한 것이다. 두 사람은 2003년 강원 원주시의 공군 8전투비행단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하 대위는 A-37 공격기의 조종간을 잡고 있었고 이 중사는 공중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의 기체 정비를 맡았다.
이 중사는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하 대위의 열정에 매료돼 고민 끝에 사랑을 고백했다. 하 대위도 성실하고 실력 있는 정비사로 이름난 이 중사의 구애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본격적인 교제를 통해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고 평생의 반려자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하 대위가 KF-16 전투기의 첫 여성 조종사로 선발돼 충남 서산시의 공군 20전투비행단으로 옮기면서 두 사람은 잠시 헤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이 중사가 20전투비행단으로 지원하면서 재회해 지금까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노블레스웨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결혼식의 주례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사랑의 꽃을 피울 당시 부대 지휘관을 지낸 고덕천 공군 소장이 맡았다
고 소장은 주례사에서 “신부는 공군의 자랑이고 이 중사는 공군을 움직이는 핵심정비요원으로 최고의 만남이자 특별한 인연”이라며 “어떤 커플보다 신뢰와 헌신이 어울리는 부부”라고 격려했다.
공군이 2002년 첫 여성 조종사를 배출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하 대위는 최초의 KF-16 여조종사로 발탁됐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