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임을 잊어본 적 없다”

  • 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0분


남아공 국적 김유승-규완 형제, 한국 국적 지키려 자원입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을 가진 형제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자원입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부 전선의 최전방 백골부대에서 복무 중인 김유승(24), 규완(22) 이병 형제는 지난해 3월 태어나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은 뒤 두 달 전 군복을 입었다.

부모의 이민으로 남아공에서 태어난 형제는 자연스럽게 남아공 국적을 취득했지만 부모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국적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남아공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뒤 형인 유승 이병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스쿨, 동생 규완 이병은 브리티시 인터내셔널 칼리지에 각각 입학했다.

이후 고국에서 군 복무를 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동반 자원입대를 결심했다. 병역 의무 이행을 모국 체험의 기회이자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계기로 삼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군 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7월 22일 입대했다. 부모님도 형제가 전역할 때까지 고국에 머무르기로 했다.

백골사단 진백골대대에서 복무 중인 형제는 동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한국어를 배우면서 군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부대 측은 전했다.

동생 규완 이병은 “멀리 떨어져있지만 한 번도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잊어본 적이 없다”면서 “군 복무를 마치면 남아공으로 돌아가 공부를 계속하려고 했는데 요즘은 고국이 좋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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