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병 회장은 양가(兩家)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 숙명여고 정구선수였던 명 여사가 전국여자연식정구선수권대회(동아일보 주최)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경성운동장(동대문운동장)에 가서 본 뒤 평생의 반려자로 맞을 것을 결심했다고 두산 측은 전했다.
결혼 후 6남 1녀를 둔 고인은 집안의 맏며느리로 가족은 물론 두산 임직원들을 뒷바라지하는 데 평생을 바쳤고 강한 정신력과 포용력을 갖춘 현모양처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두병 회장이 인화와 신용의 기업가 정신으로 1967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1970년 아시아상공회의소 연합회장 등을 지내며 한국 재계의 거목(巨木)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달걀 껍데기에 남은 흰자위를 모을 정도로 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밴 명 여사의 조용한 내조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1973년 남편이 타계한 뒤부터는 두산가(家)의 ‘정신적 지주’로 가풍인 ‘근검절약’과 ‘인화’를 아들과 며느리들에게 전수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 재계 인사와 한승수 국무총리, 이만의 환경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이장무 서울대 총장, 박범훈 중앙대 총장,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송자 전 연세대 총장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은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반. 영결미사는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 광주시 선영하. 02-2072-2092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