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시각으로 정립
학술원 회원인 이항녕(사진) 전 홍익대 총장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1915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1940년 경성제국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70년 부산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전인 1939년 일본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에 합격해 경남 하동과 창녕군수를 지냈으며 1945년 부산 청룡초등학교 교장을 시작으로 교육계에 헌신했다. 경남 양산중학교 교장, 부산 동아대 교수를 거쳐 1954∼71년 고려대 교수로 재직했다. 문교부 차관, 세계평화교수협회 이사장, 방송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1991년 7월 하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일제강점기 하동군수로 재직할 때 동족을 못살게 했다”며 친일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법철학 연구에 주력해 서양 위주의 법학 교육을 동양적 시각으로 고찰하는 연구에 공을 들였다. 풍토가 문화와 관계가 깊다는 점에 주목해 세계를 풍토별로 구분한 뒤 각 지역 법문화의 차이를 살폈다. ‘법철학 개론’ ‘민법학 개론’ ‘법철학적 인간학’ ‘우리의 조상’ 등의 저서를 남겼다. 국민훈장 모란장과 무궁화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재두(재미 의사) 재환(재프랑스 건축가) 재후(김앤장법률사무소 대표) 재창(고려대 명예교수) 재원(다베루 대표) 재철 씨, 딸 재경 재향 씨, 사위 윤태식(범진기공 고문) 오인환(재미 의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은 20일 오전 8시. 02-929-1299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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